비가 오는 날에는 이상하게 전과 막걸리가 땡기는 건 한국인의 특성인가봅니다.
동네 친구와 맥주 한잔 하자! 하고 만나서 치킨 집으로 가다가 비오는 날엔 전에 막걸리지! 하고 바로 방향을 틀어서 친구가 자주 가는 단골 전집으로 갔습니다.
사실 문흥지구에는 알게 모르게 전집이 많이 있는데 가야지 가야지 검색만 해보고 말았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가보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많은 전 집 다 거르고 여기를 가야한다고 저를 끌고 갔거든요.
위치는 문흥동 먹자골목에 있는 일신아파트 상가입니다.
밖에서 보는 가게의 모습은 전집이라기 보다는 오뎅바나 선술집 느낌입니다. 가게가 크지 않아 보이는데 막상 들어가면 테이블이 꽤 있습니다. 처음 가본 저는 손님이 없어서 좀 불안(?)했는데 친구 말로는 저녁 시간에 오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실내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
저는 지금 사진 찍는 곳 창문 바로 옆에 앉았어요. 비가 오는 날 창가에 앉았더니 비 떨어지는 소리와 비 온 도로 위로 차 지나가는 소리가 나름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전집답게(?) 약간 옛스럽고 운치있는 문구들이 가게 여기저기에 적혀 있는 데 그 중에서 한 개 사진으로 찰칵~ 이젠 저도 나이가 먹다보니 술 한잔 먹으면서 이 글을 보니깐 아버지 생각이 나서 또 한잔하고,, 글 보고 아버지 생각나서 또 한잔하고,, 그러다보니 술을 계속 먹게됩니다????
혹시 사장님이 이걸 노리고 이런 문구들을 적어놓은 건 아닌지..
메뉴는 사진처럼 다양합니다. 사장님께 여쭤봤더니 성인 남자 2명이서 흥부전 먹으면 충분하다고 하더라고요. 저랑 친구랑 둘 다 꽤 먹는 편인데, 흥부전 1개 시켰더니 충분히 배가 불렀습니다.
이 날 저랑 친구는 흥부전 1개, 라면 1개, 막걸리 4명 요렇게 먹었거든요. 배가 볼록볼록.
기본 반찬은 이렇게 나옵니다. 사진 찍기 전에 친구가 오이를 낼름 먹어서 오이가 허전해보이네요. 이 집 기본 반찬들을 먹어보니 전이 나오기도 전에 '이 집 맛집이다!'라고 느껴졌습니다.
이게 저희가 시킨 흥부전입니다. 육전, 명태전, 애호박전, 새송이전, 새우전으로 구성된 5가지 종류의 모둠전입니다. 갓 부친 전의 맛있는 향기와 윤기가 좔좔 흐르는 모습에 침이 주르륵 흐르더라고요. 전에는 당연히 막걸리! 막걸리를 시키면 주전자를 주는데요.
참고로 주전자 1개는 막걸리가 2병 들어갑니다.
그리고 막걸리는 역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찌그러진 양푼잔에 먹는게 최고입니다.
오랜만에 30년 가까이 된 친구와 마주 앉아서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도 하고 술도 한잔하며 보낸 시간은 정말 힐링 타임이였습니다. 사장님도 옆에 앉으셔서 같이 이야기도 하시고, 정말 친근하고 푸근합니다.
흥부전놀부전은 가게에서 먹는 것도 좋지만, 배달어플을 통해서 집으로 주문도 가능하다고 사장님이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명절이나 제사에 쓰이는 전도 주문하시면 포장해준다고 하시네요.
사실 전 부치는게 보통 일이 아니라서 명절이나 제사 때 전부치는 것 때문에 부모님도 와이프도 고생을 많이하는데 다음에는 이 집에 주문을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아! 가게의 단점은 화장실입니다. 오래된 상가 건물의 가게들이 가진 공통적인 문제점은 역시나 화장실이 열약하고 보통 남녀 공용이라는 점인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비오는 날 문흥지구 흥부전놀부전에서 친구랑 막걸리 한잔에 추억을 이야기 해보는 것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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